April 6, 2023
곰돌이 푸: 피와 꿀
“다시 만나 반가워” 어릴 적 친구로부터 버림받은 곰돌이 ‘푸’와 ‘피글렛’ 참을 수 없는 분노와 배신감을 느끼며 잔혹한 복수를 시작한다.
Director
리스 프레이크워터필드

Actor

앰버 도이그손,  마리아 테일러
곰돌이푸1곰돌이푸피와꿀_두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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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디즈니의 상징과도 같던 '곰돌이 푸'의 원작 저작권이 풀리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등장한 영화.

대학 진학으로 자신들을 떠난 크리스토퍼 로빈에게 배신감을 느낀 곰과 돼지가 결국 숲의 포식자로 흑화해 피의 살육을 벌인다.

느리지만 착한 친구, 당나귀 ‘이요르’는 진작 잡아먹혔고, 탈부착이 가능했던 거추장스러운 무언가에 불과했던 그의 꼬리는

끈적한 액체를 뒤집어쓴 ‘푸’가 ‘크리스토퍼 로빈’에게 그의 흔적을 남기기 위한 채찍이 되었다. IP가 풀리면서 이루어진 최고의 신분상승이라 할 수 있겠다.

 

제작비가 약 1억 3천만 원이다.

마블 영화의 평균 제작비가 3300억 정도 되니까

마블 영화를 제작하는 것을 1번만 참으면

<곰돌이 푸: 피와 꿀>을 3300번 찍을 수 있다.

 

곰돌이 푸는 CG가 아닌 인형탈을 써서 눈 부분이 떠있으며

주먹을 쥐면 고무 장갑처럼 구겨진다.

작중 아주 잔혹한 빌런인 ‘피글렛’은 저예산의 여파로 실제 철제 체인을 무기로 지급 받았고

저렴한 제작비에는 배우들의 병원비가 포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멀찍이 떨어져 허공에 휘두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잔혹함에서만큼은 진심이다.

망치, 자동차, 심지어 그라인더까지 동원해 희생자들을 도륙하는 장면들은 수위가 꽤 높다.

물론 그 과정에서 보여지는 각종 소품의 리얼함은 다른 이야기겠지만, 분명 장르의 덕목 자체에는 소원하지 않는 모습이다.

 

다만, 반복적인 대사가 계속해서 등장하고

당연하지만 스토리의 개연성은 없는 수준.

영화보다는 컬트적인 D급 UCC영상을 즐기고 있다고 포지션을 정하고 이 작품을 마주하면 즐기면서 시청이 가능하다.

이는 비꼬는 비판이 아니라 실제로 그렇다.

 

영화가 끝나고 함께 영화를 본 유튜버 지인들과 무려 3시간 동안 수다를 떨었다.

만약 '좋은 영화의 기준이 관람 후 나눌 대화의 양'이라면, 이 영화는 단언컨대 2023년 최고의 명작이다.

 

체험의 영역에서 이보다도 좋은 슬래셔 장르의 작품이 있을까?

추천한다.